대구는 홍수가 나는 일이 드물다. 비가 아주 많이 오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겠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어떤 자산가가 출자해서 금호강 물길을 갈아엎어 버린 것이 더 큰 이유라고 알려져 있다. 물길을 돌리기 전에는 대구 역시 홍수가 잘 났다고 한다. 5월~9월은 강수량이 많지만 나머지 달은 강수량이 적고 맑은 날이 많다. 겨울철 강수량이 특히 적어서 눈도 적다

 

대구의 날씨 하면 더위부터 떠올리게 되지만, 변덕이 죽 끓듯이 심하다는 표현 내지는 청개구리같다고 해야 할 정도로 차이가 심해서 한여름에 의외로 서늘한 날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저 살인적인 1994년의 바로 전해인 1993년 여름철만 해도 대구가 더이상 덥지 않으려나 할 정도로 비교적 서늘했다. 1993년 여름은 1994년과 반대로 전국적으로 서늘한 편이었는데, 이때 대구의 평균기온은 7월과 8월 모두 22.9도였다. 1년 전보다 같은 기간의 평균기온이 무려 7도 가량이나 낮았다. 이 때 부산은 23.3도, 23.2도였으니 이 7, 8월은 부산보다 더 기온이 낮았던 것이다!



이는 대구의 지형과 위치와 관련이 있다. 분지지형이니 북태평양 기단이 강하게 발달하면 사방에서 내려오는 열기가 더욱 강해지지만, 북동쪽의 오호츠크해 기단이 발달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북쪽은 산지이고 동쪽은 열려 있는 지형이므로, 북쪽이나 북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태백산맥 서쪽과 마찬가지로 기온이 많이 오르지만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기온이 의외로 많이 오르지 않는다. 이럴 경우는 서울이나 충청도, 전라도 지역에 비해 오히려 더 서늘해진다. 그래서 여름철에 기온이 많이 오를때는 타 지역에 비해 기온이 훨씬 높지만, 의외로 기온이 덜 오르는 경우도 있어서 7, 8월의 평균기온을 타지역과 비교하면 호남지방의 전주나 광주와 비슷하고 서울과 비교해도 1도 정도밖에 높지 않으며 제주도보다는 조금 낮다.


다만 평균기온이 대구보다 높은 제주도 쪽은 여름철 평균기온은 높은 편이지만 극단적으로 온도가 높게 올라가는 편은 아니다. 역대 최고기온을 보면 제주 37.5℃ vs 대구 40.0℃로 대구가 훨씬 높으며, 제주시보다 여름 평균기온이 더 높은 서귀포의 경우 역대 최고기온은 35.9℃에 불과하다. 다만 이는 역으로도 적용되는 거라서 역대 최저기온을 보면 대구가 제주도보다 낮은 편.

서울로 간 대구 출신자들은 서울이 더위에 시달리면 고향에 있는 가족들은 더 더운 곳에서 고생할 것이라며 걱정하기도 하는데 의외로 대구가 더 서늘한 경우도 있으니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2012년 6월도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 2012년 6월 서울은 관측이래 최고의 6월 더위를 겪었지만(덧붙여 가뭄까지) 대구의 기온이 오히려 더 낮은 날이 많았다.



하지만 2012년 7월 들어선 비교적 서늘하던 대구도 폭염에는 얄짤없었다. 7월 중순 경부터 폭염경보에 휩싸였고(다른 대부분 지방은 폭염주의보 수준...), 영천시, 경산시, 밀양시, 경주시, 합천군 등의 영남 내륙 도시들과 함께 가장 푹푹 찌는 무더위를 겪었다.

2013년 8월 폭염에서 울산광역시이틀 연속 40도를 기록하면서 대구더위의 아성을 위협했다.

한편 1990년대 중반 푸른 대구 가꾸기 운동의 일환으로 나무 심기 운동과 전국 최초로 담장 허물기 운동이 대구에서 일어났고 이는 상당한 효과를 보았으며, 덕분에 2000년대에 들어서는 가장 더운 도시 이미지를 조금은 벗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2010년을 넘으며 이상기후와 폭염 러쉬가 매년 반복되다보니...

 

또한 관측망의 확대로 밀양, 합천 등의 최고기온이 대구보다 더 올라가는 경우가 잦아 이쪽이 더 더운 도시로 꼽히고 있다. 물론 광역시 레벨에선 여전히 가장 더울 때에는 가장 기온이 많이 올라기는 한다. 그래도 덕분에 상당수의 지방단체에서 대구의 푸른 대구 운동을 벤치마킹하였다.

겨울은 크게 춥지 않은 편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안 춥다는거지 춥긴 추운데, 바다의 영향으로 겨울에 온화한 해안 지역을 제외한 내륙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편이다. 서울의 1월 기온과 대구의 1월 기온을 비교하면 4~5도 정도 차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위도가 낮은 지역에 있는 영향도 있지만 열섬현상으로 기온이 많이 내려가지 않는 것도 한 이유가 된다. 겨울철 기온은 중부 내륙지방에 비해서도 물론 높지만, 주변 남부 내륙지방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다. 다만, 내륙지방 치고는 바람은 강한 편. 연평균 풍속은 2.7m/s인데 내륙지방에서는 높은 편이다. 요약하자면 여름은 엄청덥고 겨울은 평범하다. 그러나 여름이 너무 더워서 겨울이 상대적으로 춥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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