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공유가 여심을 자극하는 훈훈한 패션을 연출해 화제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인 드라마 ‘도깨비’ 속 주인공 공유는 신비롭고 슬픈 도깨비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극 중 역할에 걸맞은 젠틀하고 모던한 룩으로 ‘김신’표 스타일을 완성하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겨울 훈남’을 위한 패션에서 어른스럽고 깔끔한 이미지를 주고 싶다면 패딩보다는 날렵한 코트가 답이다. 올해 남성 코트의 트랜드는 ‘클래식’과 ‘오버핏’이라는 두 가지 유행이 공존한다.


지은탁, 19세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3 수험생, 이고 싶지만 그녀의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들 눈엔 보이지 않는 죽은 혼들이 보였고,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선 늘 외톨이였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못된 이모와 이모를 꼭 닮은 이모 자식들의 모진 구박을 견디며 지낸 지 꼬박 십년. 온갖 불행 소스를 다 때려 넣은 잡탕 같은 이 인생이 어이가 없는 와중에, 도깨비를 만났다. 그리고 은탁은 도깨비 신부가 될 운명이란다.

미스터리 호러 가난물이었던 인생에 갑자기 판타지라는 이상한 장르가 끼었다. 촛불을 끄면 항상 도깨비가 나타났다. 호기심에 불러냈던 게 습관이 되고, 안 보면 보고 싶고, 도깨비를 기다리는 일은 아직 오지 않은 좋은 미래를 기다리는 것처럼 설렜다. 감정 기복이 심해서 성가실 때도 있지만, 가슴에 검이 꽂힌 채로 살면 그렇게 되겠거니 싶어 봐주기로 한다. 근데 그 검을 나보고 뽑아달란다. 그 말이 꼭 끝내자는 말처럼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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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의 또 다른 주인공은 빨간 목도리다. 공유와 이동욱의 ‘케미’가 폭발하는 와중에도 강렬하게 눈길을 사로잡는 건,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 지은탁(김고은 역)이 목에 둘둘 감은 그 빨간 목도리다. 엄마의 유품, 그것도 도깨비 신부의 표지를 가리라는 당부가 실린 ‘가슴 아픈’ 목도리인데, 예쁘다

도깨비(김신), 935세 추정

백성들은 그를 신(神)이라고 불렀다. 시뻘건 피를 뒤집어쓴 채 푸르게 안광을 빛내며 적들을 베는 그는 문자 그대로의 무신(武神)이었으나, 자신이 지키던 주군의 칼날에 죽었다. 영웅으로 살다 역적으로 죽어가던 김신에게 천상의 존재는 상인지 벌인지 모를 늙지도 죽지도 않는 생을 주었고, 그로부터 935년 동안 도깨비로 살았다. 심장에 검을 꽂은 채로.

“오직 도깨비 신부만이 그 검을 뽑을 것이다.” 지독히 낭만적인 저주였다. 그래서 쉬울 줄 알았지만 그가 만난 어떤 여자도 검을 발견하지 못한 채 불멸을 살던 어느 날. 자신을 도깨비 신부라고 소개하는 열아홉 살 소녀 은탁과 맞닥뜨린다. 그에게 도깨비 신부는 고통에서 벗어나 소멸할 수 있는 도구였다. 달리 말하면 은탁은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무기였다.

죽고 싶게 괴로운 날은 은탁의 환심을 샀다가 아직 죽긴 일러 싶은 날은 멀리 했다가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마음이 오락가락 했다. 은탁의 웃음에 그는 몇 번이나 어딘가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혔다. 돌아서 한 번 더 보려는 것이 불멸의 삶인가, 너의 얼굴인가. 아, 너의 얼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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