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이 담뱃값으로 시끄러웠다. 담뱃값에 포함된 담뱃세는 대표적인 간접세로 원가보다 세금이 더 많다. 국민이 소비하고 있는 술과 담배, 휘발유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간접세, 즉 물건값에 포함된 세금이 원가보다 많다는 점인데

이 중에서 세금 비중이 가장 높은 건 담배이다. 20개들이 한 갑 가격 4500원을 보면 유통 마진을 포함한 제조원가는 1177원인데 담배소비세 1007원을 포함해 세금이 3323원이다. 한 갑 가격의 74% 정도가 세금이라는 뜻이군요. 그러면 우리 가계부를 야금야금 털어가는 스텔스 세금을 알고 가야겠다. 현명한 소비를 위해서 말입니다.

 

스텔스세금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만든 세금을 가리키는 말로, 부가가치세·판매세 등 간접세에 부과된다.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전투기인 스텔스기(stealth aircraft)처럼 널리 공포하지도 않고,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쉽게 인식하지 못하도록 만든 세금을 뜻한다. ‘스텔스(stealth)’란 말은 ‘몰래 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스텔스 세금이라는 용어는 1998년 영국 정치권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는데 당시 보수당은 재무장관 고든 브라운(Gordon Brown)이 ‘몰래 뜯어가는 세금(Taxed by stealth)’을 증가시켜 세수를 충원한다고 비판하였다.

 

스텔스 세금은 주로 부가가치세·판매세 등 간접세에 부과하게 된다. 소득세·법인세처럼 경기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할 수 있고, 또 소득세·법인세에 비하여 조세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징수비용이 저렴하고, 세금을 회피하는 일도 적어 정부의 입장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

이렇게 스텔스 세금은 납세자들의 반발을 줄이면서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유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기부진으로 세금이 덜 걷히고, 거액을 경기부양에 사용하였을 때 정부는 가장 정치적 부담이 적은 스텔스 세금을 늘려 구멍난 세수를 확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영국의 대표적 스텔스 세금으로는 영국국립복권청(United Kingdom National Lottery)에서 발행하는 복권에 부과하는 세금을 들 수 있다. 핀란드와 미국 워싱턴주·콜로라도주 등지에서 시행하는 탄산음료세(소다세)와 사탕세(사탕에 부과하는 세금), 환경보호를 명목으로 화석연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프랑스의 탄소세, 북아일랜드의 애완견 등록비 등도 스텔스 세금에 해당된다. 또, 덴마크에서는 담배와 일부 비만유발 식품에, 영국에서는 가축을 키우는 농가에 세금을 물리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 소득세, 법인세 등 직접세에 대한 세율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부가가치세, 주세 등 조세저항이 적은 간접세를 세수확보의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스텔스 세금은 주로 생필품에 세금을 붙이기 때문에 경기에 민감하지 않고 징수 비용도 낮아 탈세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결국 정부로서는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손쉬운 수단인 셈이다. 

간접세는 소득이 높건 적건 똑같이 세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처럼 조세저항이 적고 징수하기 쉬운 간접세를 세수확보의 대안으로 검토하자 소득 불평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 각국이 국민 눈에 잘 안 띄는 ‘스텔스 세금’ 짜내기에 골몰하는 것은 돈 쓸 곳은 많은데 곳간을 메울 방법은 마땅치 않아서다. 신설 세금이 소득세·법인세 같은 직접세보다는 부가가치세·판매세 같은 간접세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간접세 부담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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